29.8도 낮은 온도서 녹아 쇠창살 빠져나오는 것 가능…냉각되면 제 모습 복구
특정 장기에 약물 전달하거나 손 닿지 못하는 곳서 기게 부품 조립 등에 사용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에서 로버트 패트릭이 특수촬영기술(모핑)을 이용해 선보인,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은빛 킬러 로봇 T-1000과 정확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미국의 연구원들이 이와 비슷한 액체금속(liquid metal) 로봇을 만들었다고 사이언스 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새로운 인간 모양의 로봇이 모형 감옥의 쇠창살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 로봇은 용융 온도가 29.8도로 낮은 연질 금속 갈륨 외피 내부에 미세한 자성(磁性) 입자를 투입해 만들어졌다.
교류 자기장에 노출되면 입자가 가열되면서 갈륨을 녹인다. 자기장은 액체금속을 조종하는데 사용되며, 액체금속은 감옥의 쇠창살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녹은 액체금속은 거푸집(몰드) 안에서 냉각시키면 원래의 인간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연구원들은 비슷한 형태 변환 로봇이 언젠가는 특정 장기에 약물을 전달하거나, 몸 안의 이물질을 잡아 운반하거나, 손이 닿기 어려운 공간에서 작은 기계 부품을 조립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터미네이터 스타일의 로봇은 홍콩 중문대학의 판청펑(潘程楓) 박사팀에 의해 개발됐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은 미국 ‘플래닛 엔터프라이스’의 퀸 몰리에 의해 처음 창시됐다.
판청핑 박사는 “로봇이 액체 상태와 고체 상태를 오갈 수 있으면 더 많은 기능을 빌휘할 수 있다”며, 이 로봇이 형태 변환이 가능한 것 외에도 자기력을 갖추고 있으며, 전기를 전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판 박사팀은 또 이 로봇이 모형 복부로부터 물체를 제거하고 같은 기관에 약물을 전달하도록 하는데도 성공했다.
이 로봇은 자기력의 도움으로 해자를 뛰어넘고, 벽을 오르고, 다른 형태로 변환하기 위해 반으로 쪼개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