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혈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의학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MNT)에 따르면 하버드대 의대 등 미국 연구진은 최근 롱코비드 증상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환자와 일반적인 코로나19 환자의 혈액 샘플을 12개월에 걸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롱코비드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 60%의 혈액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감염 후 최대 12개월이 지난 시기까지 검출됐다. 반면 일반적인 코로나19 환자의 혈액에서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껍데기에 붙어있는 돌기 모양의 조각으로 우리 세포 속으로 침투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롱코비드 환자들의 혈액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관찰되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저장소의 존재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스파이크 단백질이 롱코비드의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혈액 검사를 통해 롱코비드의 진단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4명 중 1명은 진단 후 4~5주 동안 롱코비드 증상을 계속 경험하고, 10명 중 1명은 12주 후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롱코비드의 증상은 피로, 무기력증, 후각 상실, 브레인포그, 위장 장애, 호흡 곤란 등으로 다양하다.
인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저장소는 앞선 연구에서도 존재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 83%의 대변 샘플에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약 4%의 참가자는 진단 후 7개월까지 대변에서 바이러스의 RNA가 발견됐다. 대장과 같은 장기가 바이러스 저장소일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다.
앤드루 페코즈 미국 존스홉킨스대 면역학 교수는 MNT와의 인터뷰에서 장과 같은 장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저장소가 존재한다면 롱코비드 증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혈액에서 이런 바이러스 단백질이 발견된다는 것은 왜 롱코비드로 인해 여러 장기가 영향을 받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