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커피 문화가 급변하고 있다. LA 타임스가 최근 ‘새로운 커피 바람’을 일으키는 9곳의 커피 공간을 소개했는데, 그중에는 한인 바리스타 조한(Joe Han)이 운영하는 ‘모임 커피(Moim Coffee)’도 포함됐다.
‘모임 커피’는 글라셀 파크의 발효 음료 전문 공간 ‘솔라크 브루잉(Solarc Brewing)’ 안에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조한은 핸드드립 메뉴와 회전식 에스프레소 음료, 그리고 다양한 스페셜티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신문은 ‘모임(Moim)’이라는 이름은 한국어로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뜻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커피를 통해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내가 원하는 건 세 가지뿐이다. 달콤함, 맑은 맛, 그리고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조한은 모임 커피를 단순히 음료 판매 공간이 아닌, 원두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장으로 만들고 있다. 게스트 브루어를 초청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LA 곳곳으로 이동하며 팝업도 진행했다. 히스토릭 필리피노타운의 패션 브랜드 ‘굿파이트(Goodfight)’ 매장, 아츠 디스트릭트의 ‘카페 2001(Café 2001)’ 등에서 커피를 내리며 커뮤니티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오는 2026년에는 정식 카페 오픈도 준비 중이다.

모임 커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인 업소’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LA 커피 신(Scene) 전반이 기존 카페 문화를 넘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이벤트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일하이츠의 피카레스카 바라 데 카페에서는 라틴 밴드 공연과 함께 라떼 아트 배틀이 열렸고, 허모사비치에서는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125달러짜리 5코스 커피 오마카세가 진행되고 있다. 또 도쿄·서울·피렌체 등 세계 각지의 유명 바리스타들이 게스트 브루어로 참여하며 글로벌 교류의 장도 활발하다.
자동차 브랜드 리비안이 베니스 쇼룸 정원에서 트럭에 설치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바리스타를 초청한 사례나, 패션 브랜드 매장 안에 들어선 카페 키오스크가 커피 애호가들의 ‘핫플레이스’가 되는 현상은 이 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LA 커피 언더그라운드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문화와 네트워크, 실험 정신을 아우르는 새로운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인 바리스타 조한의 모임 커피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