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한국의 김치가 옹기에 보관될 때 더 맛있는 과학적 이유를 밝힌 논문을 소개했다. 김치가 한국 고유의 음식임을 강조한 셈이다.
7일 WP는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연구팀이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인터페이스저널(RSIF)’에 ‘최고의 김치는 옹기에 담근다. 과학이 그 이유를 밝혀낸다’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WP는 “천 년도 더 되는 시간 동안 맵고 톡 쏘는 맛을 가진 한국의 배추 요리 김치는 옹기라고 불리는 토기에서 발효돼 왔다”고 설명했다.
WP는 독특한 신맛을 내는 김치가 건강에 좋은 박테리아 덕분에 슈퍼푸드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에 비해 옹기는 김치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WP는 부피가 크고 무거워 잘 깨지는 옹기의 특징을 꼽았다. 한국인들도 옹기 대신 김치를 보관하는 전용 냉장고인 김치냉장고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조지아공과대학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옹기 벽에 아주 작은 크기의 구멍이 나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소금물이 옹기 바깥쪽에서 ‘소금꽃’을 남기면서 증발하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 일부가 토기 바깥쪽으로 배출돼 젖산균이 번식할 수 있는 김치에 이상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을 밝혔다.
조지아대학 연구팀은 전자현미경과 컴퓨터단층촬영(CT스캔)을 통해 옹기의 모공을 측정하고, 옹기가 특별한 장치 없이도 미생물 증식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WP는 옹기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김치냉장고에 익힌 김치 역시 과학적으로 훌륭한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학 설하윤 도자기학과 교수는 “옹기는 순수한 기능적 물건에서 문화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예술작품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