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최근 1990년대 중반보다 60% 가량 더 많은 양의 독주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음주량이 증가하면서 독주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의회 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미국 국립 알코올 중독연구소는 1995년 미국인의 알코올 소비량이 1인당 평균 약 8L였던 것에 비해 2021년에는 평균 약 9.5L 소비했다고 발표했다. 26년만에 19%가량 증가한 것으로 1860년대 남북전쟁 때 만큼이나 많은 수치다. 주종별로는 위스키 등 독주 소비가 같은 기간 60% 증가했고, 맥주는 15% 감소했다.
미국인의 음주량이 늘어난 이유는 현대적인 관습에 있다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의 사회학자인 수잔 스튜어트는 분석했다.
스튜어트는 과거에는 남성이 음주를 많이 했으나 오늘날엔 남성과 여성의 음주량 성별 격차가 좁아졌다고 전했다. 꽃이 그려진 화려한 라벨을 붙인 와인과 직장에서의 냉장고 속 맥주, 와인 요가, 영화관에서의 칵테일, 와인과 함께하는 북클럽과 같은 현대적 관습은 여성의 주류 소비를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또 보스턴대학교 경영학 교수 데이비드 저니건은 알코올 소비 증가 원인을 주류 마케팅과 자유로운 광고로 꼽았다.
칵테일을 마시는 모습을 자주 등장시킨 TV프로그램 ‘섹스앤드더시티’는 1990년대 칵테일 문화를 탄생시켰다. 이후 2000년대 고가의 바 음료를 즐기는 칵테일 문화가 번성하는 데 기여했다. 2001년에 약 2000개에 불과했던 주류 광고가 2009년에는 63000개로 크게 증가했다.
알코올 중독 연구원은 음주량 증가에 기여한 세대로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를 꼽았다.
그들이 성년이 되면서 알코올 소비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커 연구원은 “베이비부머가 나이가 들면서 계속 술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알코올 소비는 수십 년에 걸쳐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다. 알코올 소비가 절정에 달했던 1980년대에는 정부와 사회운동가들이 음주를 제한하기 위해 협력했다. 또 1995년 음주 운전과 미성년자 음주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캠페인이 알코올 소비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미국 알코올 소비량은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최근에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