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찾아올 것이라는 엘니뇨가 아직 초기 단계로, 연말께 되어서야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 13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적도 근방 태평양 해류의 순환이 바뀌고 온도가 상승해 전 세계에 폭염을 유발하는 기후 현상인 ‘엘니뇨’가 비교적 약한 형태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NOAA는 일반적으로 지구 온도를 식히는 라니냐가 3년 동안 진행됐고, 올해부터 시작된 반대 현상인 엘니뇨가 연중 내내 강화돼 11월과 내년 1월 사이에 정점에 달할 확률이 8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엘니뇨가 1997년에 경험했던 ‘역사적인’ 강도가 될 확률은 5분의 1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NOAA 소속으로 엘니뇨와 라니냐 연구를 맡고 있는 한 기상학자는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평균 기온이 높아지므로 이번 엘니뇨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올해 연평균 기온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NOAA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는 전 세계적으로 기록상 가장 더웠던 6월에 이어 역대 가장 더운 한 주였다. 전문가들은 화석 연료 등 인간의 활동으로 촉발된 과도한 열을 엘니뇨가 가중할 것이라고 보고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특히 이번 더위는 육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NOAA는 13일 6월 해수면 평균 온도가 3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해양 폭염’이 북대서양부터 영국 연안까지를 덮치고 있다고 발표했다. 플로리다 연안을 비롯해 바닷속 산호초가 병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기후 위기의 영향이 가시적인 가운데 엘니뇨가 올해 말까지 발달을 거듭해 전 세계가 더욱 높은 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소속 기후학자 마이클 만은 “우리는 엘니뇨 현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확실히 계속 발전할 것이다”라며 “2023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가 되는데 엘니뇨가 확실하게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간이 초래한 온난화와 이미 시작된 엘니뇨 현상이 결합해 올여름 북반구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의 형태로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