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부근의 홍해에서 좌초돼 8년째 부식되어 가는 대형 유조선 세이퍼호의 엄청난 석유 유출을 막기 위해 유엔이 임대해 파견한 유조선 노티카호가 이웃나라 지부티에서 출항, 예멘해의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유엔본부가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이 날 “세이퍼호의 부식으로 다량의 원유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유엔주도의 작전이 이 번 주말 한 단계 전진한 국면에 돌입했다. 세이퍼를 대체할 노티카호가 지부티에서 출항, 세이퍼가 좌초한 해역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세이퍼 호의 기름을 옮겨 담기 위한 모든 기술적 준비와 합의도 최종적으로 이뤄졌다. 일단 노티카호가 도착하면 세이퍼호의 원유는 선박대 선박의 파이프 라인을 통해 옮겨지며, 그 과정은 2주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두자릭 대변인은 말했다.
호데이다 항 인근 해역에서 좌초한 대형 유조선 세이퍼 호에는 약 114만 배럴의 석유가 실려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예멘의 근해에서 8년째 녹슬고 있는 대형 유조선 셰이퍼에 대한 유엔의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올해 5월 30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웃나라 지부티에서 5월 29일 출발한 기술지원 구조선 은데아보르호는 셰이퍼호에서 새고 있는 가장 큰 기름유출구를 막고 기름을 제거하는 작전을 약 4주에서 6주 동안 수행했다고 유엔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형 유조선의 좌초는 엄청난 환경재앙의 위협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유엔 개발계획(UNDP)의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노후한 선령에다 8년째 유지보수를 받지 못한 세이퍼호는 폭발과 기름유출 위험이 있어 그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오늘 그 작전의 시작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UNDP는 그 동안 해난구조회사 SMIT에 의뢰해서 세이퍼를 안전한 곳으로 인양한 뒤 석유를 안전하게 옮겨 담아 운반할 유조선을 파견했다.
선박에서 선박으로 옮겨 담은 석유는 처리 과정에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일단 노티카호에 담긴 채 대기하게 된다고 두자릭 대변인은 말했다.
47년 선령의 노후한 세이퍼 유조선은 1970년대에 건조되어 1980년대에 예멘 정부에 팔렸다. 예멘 중부 마리브주의 유전에서 생산한 3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예멘 근해에 정박했지만 예멘 내전으로 인해 2015년 이후 해마다 해야하는 유지 보수를 받지 못해 부식의 정도가 심해서 폭발하거나 산산히 분해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만약 세이퍼호가 그런 사고를 낼 경우 홍해의 환경 재해 복구에는 200억 달러 (25조 3,800억 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유엔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