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등 미국 서비스 기업들이 낮은 급여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팁 문화를 더욱 활용하고 있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직원들에게 낮은 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손님들이 내는 팁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급여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 페이첵스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근 가장 많은 직원들이 팁을 급여의 일부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팁이 급여에 포함된 직원 수는 2020년 5월 5.6%에서 지난 5월 6.3%로 증가했다. 2016~2020년 사이에는 5.6% 안팎으로 수치가 일정했다.
또 다른 급여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 구스토(gusto)는 중소기업 30만 곳을 분석한 결과, 레저 등 서비스업(외식업 제외) 종사자들의 팁 수입은 6월 기준 시간당 평균 1.35달러로, 2019년 1.04달러 대비 약 30% 증가했다.
팁은 최근 서비스 노동자의 임금을 평균 25% 증가시켰다.
2019~2020년에는 20% 인상시켰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지난 5월 기준 기본급으로 시간당 평균 16.64달러, 팁으로 시간당 평균 4.23달러를 벌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고객들이 위기에 처한 서비스업체 노동자들을 위해 팁을 많이 주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기업들이 팁에 의존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조나단 모두치 뉴욕대 공공정책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에 발목을 잡히려 하지 않는다”면서 “팁을 주는 것은 그들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행은 고용주들이 노동자들에게 재정적 위험을 떠맡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지워싱턴대의 슈헤르자데 레만 국제금융학 교수도 “미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팁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런 관행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있고, 미국 기업들이 직원 급여에 대한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팁 문화가 미국 노동자들의 급여를 불안정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모두치 교수는 사람들이 팁을 꾸준한 수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많은 기업들은 계절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원 급여가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UC 버클리의 사루 자야라만 식품노동연구센터 소장은 “고용주들은 임금을 올리는 대신 팁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실제로는 직원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팁을 사용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게 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금융 서비스업체 뱅크레이트가 지난 5월 약 24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팁을 덜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1%는 기업이 팁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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