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 지역에 철도 화물과 운송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위성사진 관측 결과가 나왔다.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물자 보급에 나섰을 정황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은 6일(현지시간) “지난 5일 촬영된 두만강 인근 북한의 러시아 접경 지역 철도 시설 위성 사진은 약 73개에 이르는 전례 없는 수준의 화물칸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는 비욘드 패럴렐이 지난 5년간 관측한 자료와 비교하면 훨씬 많은 양이며, 북한이 국경봉쇄에 나서지 않았던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북한은 광범위한 운송 화물 덮개를 사용하고 있어 구체적인 화물 내용은 위성 사진으로 관측할 수 없다고 한다.
비욘드 패럴렐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최근 회담에서 무기거래와 협력을 논의했던 점을 감안하면, 철토 화물(rail traffic)의 급격한 증가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와 군수품 공급을 시사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두만간 철도 시설 일대 개발은 북한이 단순히 국경 통행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국경지역의 시설 용량을 더 확대하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두 나라간 군사거래는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에 의해 추가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최근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랩스’ 위성사진을 인용해 북한과 러시아 접경인 두만강역 차량기지에서 화물 적재 및 운송 준비 정황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 사이에는 육상 이동이 가능한 5㎞ 상당의 철로가 있는데, 위성 사진 판독 결과 두만강역 인근 북한 차량기지에 화물과 열차로 보이는 물체가 다수 확인됐다는 것이다.
매체는 지난달 14일 위성사진에는 화물과 열차가 포착되지 않았으나, 북러 정상회담 이후인 22일 이런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틀 뒤인 24일에도 선로에 200m, 300m 길이 컨테이너 화물이 길게 늘어서 있고 20m 길이 열차 2량과 3량이 화물과 함께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포탄 이전이 이뤄졌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에 나섰다. 회담을 통해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재래식 무기가 바닥 난 러시아에 포탄, 대전차 유도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위성, 핵추진잠수함 등 첨단 기술을 지원받을 거싱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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