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가 14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하면서 김기현 대표에 대한 거취 표명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선출직 최고위원단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현재 지역구인 울산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무르며 당 원로 등으로부터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당 체질을 개선하는 혁신안을 논의하는 등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철규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를 요구해온 만큼 김기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당 쇄신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16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당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다.
다만 김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이 어렵다는 기류가 존재하는 데다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에도 지도부 책임론이 여전히 거세게 제기되고 있어 거취 표명 없이는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난관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상당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대표가 향후 제시할 혁신안에 재신임 투표, 험지 출마,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등 본인의 거취 관련 구상이 담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의 여러가지 결단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가 당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해도 최고위원 일부가 사퇴하면 현 체제는 붕괴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 체제도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로 무너졌다.
최고위원 사이에서는 자진사퇴 분위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진 만큼 최고위원들의 이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한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들과 1대1 개별면담에 나서 혁신안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국민의힘에서 실명으로 지도부 혁신을 거론한 원내 인사는 윤상현·홍문표 등 일부에 불과하다. 권영세·유의동 의원 등은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16일 긴급 의원총회 분위기에 따라 당의 방향타가 급선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원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다.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 자르기 하는 짓은 장수가 해선 안 될 일”이라며 “그 지도부로서는 총선 치르기 어렵다고 국민이 탄핵했는데 쇄신 대상이 쇄신의 주체가 될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선출직 최고위원에 대한 책임론도 원외에서 제기된다. 윤희숙 전 의원은 “보궐선거를 다시하게 만든 당사자를 출마시키는 결정에 제대로 반대의견을 내지 않은 정당지도부가 무슨 리더십을 갖겠느냐”며 “반대해야 할 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용산의 뜻’이라며 우려들을 잠재웠던 인사들은 모두 선거 책임의 중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주요결정을 하는 위치에 남는다면, 어떻게 신뢰가 회복되겠느냐”며 “쇄신과 총선 기획 등 앞으로의 주요 결정에서 유책당사자들은 배제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