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 로잘린 카터 여사의 추도식이 28일(현지시간) 엄수됐다.
암투병 중인 카터 전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78년 이상을 함께한 인생의 동반자와 작별인사를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빌 클린턴 부부 등 전현직 대통령이나 영부인 다수도 자리에 함께했다.
로잘린 여사 추도식은 이날 오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글렌 메모리얼 교회에서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DC에서 직접 걸음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미셸 오바마 여사도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참석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로라 부시 여사도 남편을 대신해 추도식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 부부 등과 나란히 맨 앞줄에 앉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내외도 자리를 함께했다.
로잘린 여사의 남편이자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카터 전 대통령도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99세로 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이다. 암투병 중인 그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으나 배우자의 마지막길을 지키기 위해 직접 참석했다.
추도식은 약 1시간30분간 진행됐으며, 카터 전 대통령 부부의 자녀와 손자가 차례로 연단에 올라 고인을 기렸다. 유명 가수인 트리샤 이어우드와 가스 브룩스 부부는 추도의 뜻을 담아 존 레논의 ‘이매진’을 불렀다.
로잘린 여사는 지난 19일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향년 96세로 생을 마쳤다. 치매 진단을 받고 투병했으며, 지난 2월부터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다.
카터 전 대통령과는 1945년에 처음 만났고 이듬해 결혼했다. 이후 77년이 넘는 결혼생활에서 친구이자 연인으로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퇴임 후에는 정신 건강 프로그램 등 인도주의 활동을 함께 했다.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은 직접 연단에서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부부의 딸인 에이미 린 카터가 75년전 카터 전 대통령이 해군 복무 중 로잘린 여사에게 보낸 편지를 대독했다.
“내 사랑, 당신과 떨어지게 됐을 때마다 당신이 얼마나 놀라운지 알게 돼 돌아갈 때마다 감격스러웠습니다. 당신이 실제로는 기억 만큼 달콤하고 아름답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하려 노력했죠. 그러나 현실에선 당신을 볼 때마다 다시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거 이상한가요? 제겐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데요. 잘가요 내사랑, 내일까지. 지미가.”
로잘린 여사의 장례식은 오는 29일 가족들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열린다.
As Former First Lady Rosalynn Carter lies in repose in Georgia, we reflect on some of the memories she has left with us. A woman of true kindness and grace, she's made a lasting impact on our agency and the numerous agents who had the honor to protect her. pic.twitter.com/GvcXGhqcL7
— U.S. Secret Service (@SecretService) November 28,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