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한 스타트업이 10년 전 헐값에 넘겨받은 땅에서 발견한 세계 최대 규모 헬륨 매장 층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스테이트주 버지니아 인근 토지 채굴권을 1달러에 매입해 세계 최대 규모 헬륨 매장 층을 발견한 스타트업 레너겐(Renergen)이 2027년까지 헬륨 생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4일 CNN이 보도했다.
당초 사측은 해당 지역에서 소규모 천연 가스 매장 지점을 찾아 인근 광산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최소 40억달러가량의 헬륨 매장량이 확인됐다. 추가적으로 예상되는 매장량을 합치면 총 120억달러에 이른다.
풍선에 넣는 용도로 널리 알려진 ‘헬륨’은 다양한 쓸모가 있다. 대표적으로 액체로 가공한 헬륨은 마이크로칩 제조·의학용 MRI 냉매로 사용된다. 그러나 전 세계 생산국이 7개에 불과해 가격 변동성이 크고 공급이 불규칙하다.
이런 가운데 레너겐은 세계 최대 규모의 헬륨 매장 층을 발견하며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해당 지역은 자원이 매장된 깊이가 얕아(약 1000~1500피트) 저렴한 가격에 시추가 가능하며, 평균 10배 이상의 헬륨 농도가 나타나 천문학적인 가치를 감정 받았다.
헬륨은 농도가 높을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며, 세계 최대 헬륨 생산국인 미국의 평균 농도는 0.35%이다. 반면 해당 매장 층의 헬륨 농도는 평균 3%에서 최대 12%까지다.
크리스 발렌타인 영국 옥스퍼드대학 지구화학 교수는 헬륨 가공에는 메탄가스 혼합물인 액화천연가스(LNG)가 사용되므로, 헬륨 농도가 높을수록 메탄가스 발생률도 낮아져 친환경적이라고 알렸다.
발렌타인 교수는 “불안정한 헬륨 시장에 새로운 공급원이 나타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레너겐의 헬륨 사업은 지역 경제와 아프리카 대륙 자원 경쟁력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러시아 등이 헬륨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프리카 대륙에는 별다른 헬륨 생산 시설이 없다. 탄자니아가 풍부한 헬륨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레너겐 측은 “소량의 천연가스 발견을 기대했지, 세계 최대 규모의 헬륨 매장 층을 발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라며 기쁜 소감을 전했다.
한편 레너겐은 2023년 1월 최초로 헬륨 생산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당사는 지난해 회사 매각 등 내부적인 문제를 겪었지만,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