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하십니다.”
LA 인근 지역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식당 업주 A씨가 얼마 전 한 숨 섞인 하소연을 털어놨다.
전통 중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얼마 전 최근 유행하는 ‘올유캔 잇’(All You Can Eat) 뷔페식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10여 개 이상되는 다양한 중국 음식들을 준비해 차려 놓고 고객들이 먹고 싶은 대로 깐풍기며 탕수육, 짜장면, 짬뽕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일식은 이런 방식의 ‘올유캔잇’ 뷔페가 유행처럼 곳곳에 퍼졌지만 중식당의 뷔페는 A씨의 식당이 인근 지역에서는 처음이었다.
식당을 올유캔잇 뷔페식으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고객과 매출도 크게 늘어, 뷔페식으로 바꾸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얼마 가지 않아 ‘올유캔잇’ 뷔페 영업을 포기하고 전통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식당 직원들의 제지에도 막무가내 음식을 포장해가는 일부 한인 고객들이 비상식적인 모습에 더 이상 뷔폐식 운영을 접기로 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한인 어르신 부부가 오셔서 다 드시지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의 음식을 이것저것 주문하시더니 결국 음식을 대부분 남기시고 포장을 요구하셨다”며 “드실 수 있는 만큼만 주문하시라고 간곡하게 말씀드렸지만 다 먹을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시더니 결국은 다 못 드신 음식을 싸달라고 하셔서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한인 어르신 부부 손님은 A씨가 난색을 표하는데도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아 큰 소란을 원치 않았던 A씨가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손님들은 식당에서 먹은 음식 보다 훨씬 많은 양의 남긴 음식을 모두 포장해갔다. .
A씨는 “뷔페식으로 식당을 바꿨더니 아예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기 위해 오는 손님들도 있었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요리를 시키고선 일부 요리는 손도 대지 않고 포장을 요구하는 손님들과 매번 다툴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갈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것저것 시켜 놓고 드시다가 “남으면 버릴 거 아니냐 포장해 달라”고 당연히 요구하는 손님들이 늘었다.
뷔페나 올유캔잇 식당에서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가져갈 수 없는 것은 당연한 매너이자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별도 제한규정을 두지 않았던 것이 A씨의 실수였다.
결국 A씨는 식당에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가져갈 수 없다’는 팻말을 걸어 부쳤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포장은 안된다고 여러 번 안내했지만 일단 짜장면, 짬뽕을 드신 후에 나머지는 다 싸달라고 하섰다. 포장해 달라는 손님들 대부분은 한인 어르신들이어서 더 어려움이 있었다”는 A씨는 결국 지난 달 뷔폐식 중식당을 포기하고 전통 중식당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A씨가 야심 차게 시작했던 ‘올유캔잇’ 뷔페 중식당은 이렇게 사라졌다. .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