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사랑한 ‘어린 왕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 작품의 주요한 모티프인 장미는 누구를 가리킬까?
책 ‘생텍쥐페리와 콘수엘로, 사랑의 편지'(문학동네)는 세계 명작 ‘어린 왕자’를 꽃피운 사랑의 연서가 담겼다.
작가 생텍쥐페리와 아내 콘수엘로가 주고받은 편지 168통이 실렸다. 1930년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시점부터 생텍쥐페리가 비행중 실종된 1944년까지, 15년간 서로에게 부친 편지들이 작가의 내면과 창작의 이면을 생생히 드러낸다.
“편지를 써줘…… 편지가 오면 내 마음에도 봄이 와”
“나의 모든 것, 난 당신에게 충실해. 나는 당신을 세계 곳곳으로 데려갈 거고, 우리는 별들을 길들일 거야.”(「앙투안이 콘수엘로에게」, 78쪽)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어머니, 동료들에게도 많은 편지를 남겼지만, 그 글들과 달리 연인이자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는 때론 격정적이고, 때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관계의 편린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난 어린 왕자의 세계를 사랑하고, 그 세계 속을 거닐어…… 거기선 아무도 날 건들지 못하지…… 비록 가시는 네 개뿐이지만, 당신이 그 가시를 보아주고, 세어봐주고, 기억해주니까……”(「콘수엘로가 앙투안에게」, 298쪽)
“계속해야 해. 허튼 생각 하면 안 돼, 남편. 난 당신이 그 책을 끝내야 한다고 굳게 믿어. 책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전투야. 글을 써, 절대 피하지 말고. 가능하면 지금 있는 곳에서, 안전하게 있다면(나는 신경쓰지 마) 꼭 쓰도록 해.”(「콘수엘로가 앙투안에게」, 316쪽)
이 책은 그간 베일에 가려진 콘수엘로의 삶과 이들 부부의 관계뿐 아니라 앙투안의 창작의 순간을 재생하며, 결국 그 장미는 다름 아닌 콘수엘로였음을 보여준다.
생텍쥐페리 재단’과 갈리마르 출판사의 협업을 통해 168통의 편지, 앙투안과 콘수엘로가 직접 그린 그림과 육필원고, 보도사진 등 72점의 이미지를 촘촘히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