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출근 복장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풍조가 퍼지고 있다. 저임금·고강도 노동·저성장 등에 지친 젊은 세대의 불만 표출이자 공산당에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탕핑(躺平·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 운동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각)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괴상한 복장'(gross outfit)으로 출근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형광 패딩 점퍼, 잠옷, 캐릭터 의상 등 기존의 출근 복장과는 동떨어진 옷차림일수록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경기 침체에 지친 중국 젊은이들이 출세·승진 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삶을 거부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를 ‘탕핑'(躺平) 문화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탕핑’은 중국 젊은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삶만 영위함’으로써 공산당의 폭정에 소극적으로 대항하는 운동이다.
‘괴상한 복장’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달 한 여성이 소셜미디어 틱톡에 잠옷, 털 슬리퍼 등을 착용한 ‘출근룩’을 공유하면서부터다. 그는 상사에게 “옷차림이 역겹다”는 말과,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 좋은 옷을 입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73만5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140만회 이상의 공유수를 기록, 온라인 운동으로 번졌다. 특히 복장 제약이 큰 여성 직장인 참여 비율이 높았다.
NYT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 문화가 확산한 것 또한 영향을 끼쳤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기업에서 사무실 복귀 필요성에 대한 찬반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NYT는 현재 중국 직장인들은 출근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지만, 의상 등에서 자율성 보장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의 한 직장인은 “출근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결려서 옷차림까지 신경 쓸 시간이 없다”며, “아무도 내 옷에 신경 쓰지 않는다. 내 할 일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는 다른 직장인은 “예전에는 전날부터 의상을 정해두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패션을 사랑한다”며, “하지만 이젠 내가 뭘 위해 옷을 입는지 모르겠다. 그냥 좀 더 내 방식대로 살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