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하면서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지상전 날짜를 정했다며 강행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라파 지상군 투입에 반대해온 미국은 이스라엘과 대안 논의를 위한 일정을 잡고 있으며, 논의 전에는 작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8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을 내 이스라엘 방위군(IDF) 군대가 라파에 진입할 “날짜가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 작전 없이 승리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중심부의 나할 여단을 제외한 남부 지상군을 철수시켰다.
이를 두고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라파 지상전을 강행하지 말라는 국제사회 압박을 이스라엘이 수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 수뇌부들은 철수 병력이 라파에서 후속 임무를 준비 중이며, 라파 지상전 계획을 전면 중단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성명을 통해 강행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휴전 협상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으며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 백악관은 여전히 라파에서의 군사작전을 반대하며 이스라엘과 대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브리핑에서 “우리는 라파에서의 대규모 지상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일관되게 분명히 했다”며 “그러한 대규모 지상작전이 임박했다거나, 그러한 작전을 위해 병력이 재배치돼고 있다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라파 지역에서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두고 이견을 보이자, 대표단을 통해 대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 1일 화상으로 첫 회의를 진행했고, 조만간 대면으로 2차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커비 보좌관은 아직 2차 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여전히 수일 내에 이곳(워싱턴DC)에서 라파에 대해 이스라엘 파트너들과 대화하길 기대하고 있고, 내주쯤으로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대규모 군사작전과 관련해 실행가능한 선택지나 대안을 논의하기까지 라파에서 군사작전이 없을 것이라고 보장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스라엘군 철수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날 자정까지 24시간 동안 전쟁 관련 32명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1일부터 전날까지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1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