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입김이 거욱 더세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당원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원내에선 차기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자 모두 개딸들을 의식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새 국회가 개원하기 전 민주당이 개딸 입김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선거를 치른 당내외 관계자들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강성 당원들이 주도한 이번 총선 공천을 ‘혁신 공천’, ‘시스템 공천’으로 평가하고, 당원 권한을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지난 18일 혁신위·선관위 등 관계자들과 만난 비공개 오찬에선 당원권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오프라인 활동공간인 ‘당원 플라자’와 사회재난 등에 대한 당원 안전·복지를 강화하는 ‘당원 보험’ 등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이 대표가 이 같은 안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정당 혁신를 추진할 당내 상설 기구를 두자는 의견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한 지난해 김은경혁신위원회 혁신안을 언급하며 “이번 총선에 도움이 많이 됐다”, “현역 물갈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19일 당원들과 소통하는 행사에선 “당원을 더 늘려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권리당원을 두배로 늘리는 활동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원 강화 방안을 적극 추진해 친명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원내서도 사실상 개딸들을 향한 ‘구애전’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내달 3일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고 같은 달 중순에는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을 실시한다.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선거 투표권은 원내 의원들에게 있지만, 후보들의 메시지는 사실상 강성 당원이자 이 대표를 향해 있는 모습이다.
차기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민주주의 원리인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벌써부터 ‘협치’보다 ‘입법 독주’를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의사진행은 여야 간 협의로, 교섭단체 협의로 하게 돼 있는데 지금 국민들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불만을 갖는 것은 ‘협의’를 ‘합의’로 운영했기 때문”이라며 “교섭단체 대표들 간에 협의가 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는 조정식 의원는 여야 간 원구성 합의가 지연 될 경우 표결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조 의원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 운영에 핵심적인 법사위와 운영위는 당연히 다수당인 민주당이 갖고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며 “접점을 찾지 못해 국회를 열지 못하면 본회의 표결로 6월까지 원 구성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의석 수가 많은 민주당 중심으로 원 구성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유일하게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찐명’ 박찬대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체제”를 연신 강조하며 주요 특검·입법 과제 처리에 강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당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당선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선거전과 관련해 “굉장히 민주당이 이렇게 쏠려서 일사불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명심팔이’ 논란이 나오는 의장 선거를 두고 “국회의장 관례가 중립성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정치”라며 “나는 민주당에서 나왔으니까 민주당 편만 든다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도 못 하는, 안 하는 이것은 일사불란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집권을 위해선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된다. 바른 말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