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하던 아파트 렌트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렌트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LA는 미 주요 대도시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어 아파트 렌트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 올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LA 통계전문 사이트 ‘크로스타운’은 아파트 렌트정보 전문업체 ‘아파트먼트 리스트'(Apartment List)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A시의 1베드룸 아파트 평균 렌트비는 1868달러로 전년 대비 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LA의 아파트 렌트비 하락 폭은 미 전국 평균에 비해 4배나 더 큰 것이며 캘리포니아의 주요 도시들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들 중 샌디에고는 1베드룸 아파트 평균 렌트비가 지난 1년간 2.5% 하락했고, 샌프란시스코는 다운타운 지역 오피스 빌딩들의 높은 공실율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렌트비는 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바인, 산타 클라리타, 애너하임 등 일부 교외 지역에서는 렌트비가 소폭 오르기도 했지만 칼라바사스, 포모나, 산타모니카와 웨스트할리우드 지역에서는 상당한 하락세가 나타났다.
특히 산타모니카와 웨스트 할리웃 지역은 렌트비가 LA의 인하 폭을 훌쩍 넘기는 8%로 감소세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렌트비 하락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캘리포니아 아파트 소유자 협회 제프 폴러 회장은 “팬데믹 기간에 나타난 여러가지 요인들이 아파트 렌트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앞으로 한 동안 아파트 렌트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지속됐던 퇴거 보호 조치로 많은 세입자들이 이사를 꺼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신규 아파트에 입주하려는 신청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폴러 회장의 분석이다.
아파트 렌트 시장은 팬데믹 기간 많은 사람들이 도심 지역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가 나타나다 팬데믹이 풀리자 돌아오는 사람들로 렌트비 인상 추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다시 재역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아파트 소유주들의 생각이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로브 워넉 선임 연구원은 “아파트 렌트비가 지난 3년간 롤러코스터 처럼 흔들렸지만 이제 렌트비가 하락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워넉은 또 렌트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신규 아파트 건축이 증가한 것도 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아파트 렌트 시장에 많은 신규 아파트들이 진입해 공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워넉은 “더 많은 주택 옵션과 새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세입자들이 감소해 이제 집주인들이 렌트비를 인상하기가 다소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일부 대규모 아파트 관리업체들에서 렌트비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렌트비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LA의 아파트 렌트비가 여전히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LA 코리아타운에 12년간 거주한 세입자 알렉스 라비는 “10년전 코리아타운에서는 월 750달러의 스튜디오 아파트를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 10년전 스튜디오 아파트를 구하려면 3배 이상 렌트비를 지불해야 한다”며 “현재의 렌트비 수준이 계속된다면 LA를 떠나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비는 월수입의 70% 이상을 렌트비에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에 따르면, LA 지역 스튜디오 아파트의 평균 렌트비는 1800달러 이상이다.
아파트 세입자들에게는 높은 렌트비 뿐 아니라 높은 시큐리티 디파짓과 렌트비 선불금이다.
많은 아파트들이 새 입주자들에게 첫달과 마지막달 렌트, 시큐리티 디파짓 선불을 요구하고 있어 아파트를 옮기게 되면 한꺼번에 7천달러~1만달러를 내야하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세입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 더해 일부 아파트에서는 애완동물 보증금도 요구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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