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토론일인 28일을 전후해 미 연방대법원이 미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판결을 할 예정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오늘부터 수일 안에 언제든 연방대법원이 주요 사건들에 대해 판결한다. 그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임 중 행위에 대해 면책 특권을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도 포함된다. 2020년 대선 패배 뒤 선거 결과 전복을 시도한 혐의로 연방대배심에 의해 기소된 트럼프는 대통령의 절대적 면책 특권을 주장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트럼프를 연방법 위반 혐의로 소추를 지속할지 아니면 트럼프에 대한 재판이 사실상 유예될 지가 결정된다.
대법원이 트럼프의 절대적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하더라도 트럼프가 재판을 회피할 여지가 남게 된다. 1월6일 의회폭동 사건과 관련돼 헌법 절차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일과 관련한 면책 특권 주장도 심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은 앞으로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트럼프에 면책권을 부여하거나 실질적으로 재판을 연기하는 결정이 나올 경우 트럼프가 뉴욕 법원의 유죄 평결에 대한 비난을 강화할 전망이다.
반대로 대법원이 트럼프 면책 특권을 기각하는 등으로 재판이 재개되도록 허용하면 재판 과정이 계속 언론에 보도돼 주목을 끌게 되고 최악의 경우 트럼프가 대선일 전 법정에 출두하게 될 수 있다.
면책 특권 주장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하는 트럼프는 지난 21일 대선 자금 모금 이메일에서 “지구를 뒤흔들 판결이 며칠 내로 나온다”고 썼다. 그는 이어 “면책이 없으면 미국도 없다. 나에게 완전한 대통령 특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말이다. 우리나라가 엄청난 위험에 끝없이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트럼프의 유죄 평결을 부각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이 트럼프 손을 들 경우 원래의 선거 전략으로 돌아가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임을 강조할 전망이다.
바이든은 또 대법원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과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임명한 보수 대법 판사들이 다수가 된 대법원이 트럼프의 “미국을 위대하게(MAGA)” 운동의 선봉이 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바이든은 이달 한 모임에서 “봐라, 대법원이 요즘처럼 비정상적인 적이 없었다.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지명 판사가 다수가 되면서 트럼프가 재선할 가능성이 “가장 우려되는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27일 또는 28일에 판결을 내놓는 경우 CNN 대선 토론회에서 최대의 화두가 될 것이다. 토론회 이후에 판결이 나오더라도 대선 주자들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