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톰 행크스(67)의 아들 쳇 행크스(33)가 백인 우월주의 구호를 확산시켰다는 구설에 올랐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톰 행크스의 아들은 어떻게 온라인에서 혐오 밈을 낳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 지난 2021년 쳇 행크스가 자신의 뮤직비디오 등에서 사용한 ‘화이트 보이 서머'(white boy summer)라는 문구가 전 세계 백인 우월주의자의 주요 구호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쳇 행크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해당 문구를 포함한 게시물을 다수 올렸다. 특히 남성과 관련된 패션이나 조언을 담은 글에 ‘화이트 보이 서머’ 문구를 사용하면서, 이 문구가 자신을 비롯해 동료인 백인 뮤지션 존 비와 잭 할로우를 지칭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시 그가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2019년 발매돼 인기를 끌었던 여성 팝스타 메건 더 스탤리언과 니키 미나즈 등이 협업한 노래 ‘핫 걸 서머'(Hot girl Summer)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였다고 NYT는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는 “혐오를 멈춰라”라고 적힌 셔츠를 입은 행크스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행크스가 이 노래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 ‘화이트 보이 서머’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인종주의자들이 애용하는 문구로 떠올랐다.
온라인상의 인종주의를 추적하는 단체 ‘증오와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GPAHE)가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텔레그램에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를 사용한 게시물이 올해만 수천 개 올라왔다.
특히 이 문구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기타 혐오 단체의 슬로건으로 변질됐고, 이민자·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데 사용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GPAHE 창립자 중 한 명인 웬디 비아는 “(해당 문구를 사용한) 밈이 점점 미국과 전 세계의 정치적 주류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극우파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증오 이데올로기를 주류로 끌어들이는 데 능숙하다”며 “‘화이트 보이 서머’는 그들의 편견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완벽한 단초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집회에서도 해당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의원과 함께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행크스는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그는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는 모든 인종의 아름다운 여왕을 사랑하는 백인 소년들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어떤 집단에 대한 증오나 편견을 지지하는 의미로 왜곡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며, 이를 규탄한다”고 적었다.
다만 행크스는 이전에도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