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상반기 수출이 역대 2위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역대 최초로 일본 수출액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505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 2022년 상반기 수출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상반기 기준 52.2% 증가한 567억 달러를 기록하며 호성적을 견인하고 있다. 2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3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호조세에 올해 사상 최초로 일본을 넘어서는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진다.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신고한 올해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수출액은 2267억 달러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2196억 달러를 기록하며 약 70억 달러 뒤쳐졌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5월과 6월 일본 수출은 각각 8조2766억엔, 9조2086억엔을 기록했다. 23일 엔·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약 529억7000만 달러와 589억3500만 달러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 수입은 6.5% 감소한 3117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4.07.01. ppkjm@newsis.com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일본 수출액은 약 3386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액과 비교해서 약 38억 달러 차이가 난다.
지난 4월까지 양국 간 수출액 차이가 70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점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수출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까지 전망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출은 월초보다 월말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20일까지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371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강경성 산업부 1차관은 “7월에도 우리 수출이 확고한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런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이 회복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이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자국 산업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우리 수출이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최 실장은 “미국 연말 대선 등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미국 소비 시장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10월에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중간재와 소재를 중심으로 우리기업 투자로 연계된 수출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수출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보면 일본은 부처 차원에서 미국의 정책 변동에도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해왔다”며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관계보다 더욱 굳건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집권하더라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엔저 기조를 유지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오르게 되면 일본 수출에 불리해지는 것인데, 이는 양국 간 조율로 해결하기 어려운 거시경제적 변화”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