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최근 불법적으로 검색 시장 독점을 유지해 왔다는 법원 판단을 받은 구글의 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구글에 대해 어떤 처분을 법원에 요청할지 검토하고 있으며, 크롬 브라우저 부문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 부문 같은 구글의 일부를 분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구글이 경쟁사들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거나, 아이폰 등의 기기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 옵션으로 하는 계약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미 법무부는 타 기업들, 전문가들과 만나 구글의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런 논의는 초기 단계다. 워싱턴DC 지방법원은 다음달 4일까지 구글 독점 방지를 위한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법무부와 구글에 요청했다. 다음달 6일에는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한 심리가 예정돼 있다.
법무부 대변인은 “법원의 판결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NYT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앞서 아밋 메타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5일 구글이 셔먼법 2조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2020년 10월 미 법무부는 구글이 애플과 삼성 등의 기업들에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지불해 이들의 스마트폰과 웹 브라우저에 구글 검색 엔진이 자동으로 사용되도록 함으로써 불법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굳혔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것이다.
메타 판사는 판결문에서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독점기업으로서 행동해 왔다”고 밝혔다.
법원은 구글이 매년 새 기기에 검색 엔진을 기본 옵션으로 탑재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는 것이 독점을 위한 불법행위라고 봤다.
당시 법원은 구글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판단만 내놓고, 구체적인 시정조치 등은 내리지 않았다.
다만 구글이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판결이 금세 확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법원까지 갈 경우 최종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늘어난다.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온라인 광고 사업 등으로 2조 달러 규모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에 이번 사건은 매우 중요하며, 메타 판사는 구글이 핵심 사업 구조를 재편하거나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된 오랜 관행을 포기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해 검색엔진 관련 사업에서 1750억 달러(약 238조 15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NYT는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해 사업 분리 명령을 받았던 사례도 설명했다. 당시 사업 분리 명령 결정은 항소심에서 뒤집혔지만 주요 법적 판결은 유지됐고, 이후 MS는 지배력이 약화돼 구글과 같은 신생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