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침공 이후 러·우 전쟁 평화협상과 관련한 “관대한 제안”을 철회했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드미트리 폴리얀스키 러시아 주유엔 차석 대사는 13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의 관대한 평화 제안은 더 이상 테이블 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그는 “러시아는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관대한 제안을 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정권은 일주일 전 확전을 선택해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했다”면서 “(그 제안은) 더 이상 테이블 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나중에 후회하게 될 조치”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6월 스위스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4곳에서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을 철회하면 당장이라도 평화회담을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우크라이나가 이에 동의하는 즉시 공격을 중단하고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와 나토는 즉각 일축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쿠르스크에 지상전을 개시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 본토에 대한 첫 대규모 지상전이다. 러시아 영토를 다른 국가가 침공한 것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우크라이나는 이 공격이 러시아군의 주의를 분산하는 것은 물론, 잠재적인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관대한 제안”을 철회하겠다고 함으로써 외교를 통해 협상은 더욱 요원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공격은 푸틴 대통령에게 바그너그룹 반란 이후 두 번째 굴욕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