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여자 배구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파올라 에고누(25)의 벽화를 공개하자 하루 만에 그의 검은 피부색을 분홍색으로 덧칠해 훼손했다.
1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 등 현지 매체는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본부 외벽에 그려진 에고누의 벽화가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라이카라는 이름의 길거리 화가는 그의 활약을 기리고자 벽화를 그렸지만, 공개된 사진 속 벽화의 에고누의 피부는 누군가에 의해 분홍색 스프레이로 칠해져 있었다.
에고누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이탈리아에 사상 첫 올림픽 배구 금메달을 안겨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11일(현지 시각) 2024 파리올림픽 여자배구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2점을 내며, 세트 스코어 3-0 완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대활약에도 불구하고 에고누는 그간 피부색으로 인종차별에 시달렸다.
이탈리아 현직 육군 장성이자 극우정당 동맹(Lega) 소속 정치인인 로베르토 반나치는 지난해 발간한 에세이 ‘거꾸로 뒤집힌 세상’에서 “파올라 에고누의 신체적 특징은 이탈리아인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해 물의를 빚었다.
각종 인종차별에 시달리던 에고누는 2022년 10월 누리 소통 매체(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더 이상 못견디겠다며 대표팀 잠정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마리오드라기 총리 등 각계에서 응원 메시지를 보내 에고누는 다시 국가대표로서 활동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현재 에고누의 벽화는 누군가에 의해 다시 검은색으로 일부 칠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