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본격 막이 오른 가운데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간 3위 다툼이 치열하다.
5일 민주당 대선 경선 충청권 누적 투표 결과 정 전 총리 7.05%(2711표), 추 전 장관 6.81%(2619표)로, 정 전 총리가 아슬하게 3위를 지켜냈다. 양 후보간 격차는 고작 0.24%포인트에 불과하다.
이재명·이낙연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빅3’ 후보로 불린 정 전 총리는 이번 충청권 경선에 사활을 걸었다. 이 전 대표와 지지율 격차를 한자릿대로 좁혀 3위 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뒤 이를 교두보 삼아 선두권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4일 대전·충남 경선 결과 정 전 총리 7.84%(2003표), 추 전 장관 6.67%(1704표)로, 양 후보간 격차는 1.17%였다. 이날 세종·충북 경선에서는 추 전 장관 7.09%(915표), 정 전 총리 5.49%(708표)로, 정 전 총리가 추 전 장관에게 3위를 내준 꼴이 됐다.
대선 캠프 규모 면에서 1·2위 후보와 비교해 뒤지지 않아 ‘조직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정 전 총리로선 당혹스러운 성적표다. 자가격리 중인 정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 분발하겠다”며 “당원동지들을 믿고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캠프 조승래 대변인은 세종·충북 경선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가진 내부 목표치가 있었지만 실제 어느정도의 지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당원과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막상 경선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조직표’는 통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과거와 달리 경선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조직력 발휘가 힘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 전 총리가 지역 순회 경선을 앞두고 지난달 27일부터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추 전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검찰개혁 분야에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한 메시지를 낸 것이 조직표를 상쇄할 만큼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에 휩싸이면서 ‘윤 전 총장(꿩) 잡는 매’를 자처했던 추 전 장관이 강성 친문에게 더욱 어필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
대의원 비중이 낮은 것도 조직력 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세종·충북 경선 결과 정 전 총리는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8.82%(41표)를 받아 추 전 장관 2.58%(12표)를 압도했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추미애 7.27%(903표), 정세균 5.37%(667표)를 얻으며 추 전 장관이 총 합계 3위를 차지했다.
추 전 장관은 “사실 저는 조직도 없고 신인 캠프 차원에서 소박하게 가장 늦게 출발한 후보로서 개혁을 바라며 개혁 불씨를 살리겠다는 말씀에 따라 주신 표니까 가뭄의 단비같이 받아들이고 감사할 뿐”이라며 “다음 대통령 후보로서 추미애가 사회 대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는 것을 설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1일 대구·경북과 12일 강원 대의원·권리당원 및 국민· 일반당원 현장투표와 약 64만명의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 경선 중대 변곡점으로 평가 되는 1차 슈퍼위크에서 3위를 둘러싼 각축전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