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각) 케네디 가문의 전통을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WP 칼럼니스트 카렌 터멀티의 글 요약.
케네디 주니어는 가문의 이름이 아니었다면 괴짜 이상의 인물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음모론을 주장하며 허위 정보를 퍼트려 백신의 신뢰도를 떨어트렸다.
머릿속에 기생충이 있었다고 밝히고 뉴욕 센트럴파크에 죽은 곰의 시체를 놓아둔 장본인이라고 하는 등 괴상한 대선 유세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트럼프를 지지한다며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것은 가문에 대한 최대의 배신이다.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이 형편없었기에 그의 사퇴가 대선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분열과 폭력을 조장해온 트럼프를 지지함으로써 케네디 가문이 대대로 지켜온 원칙들을 던져 버렸다.
케네디 가문은 이민자 출신임을 강조해왔다. 1958년 존 F. 케네디 당시 상원의원은 이민자들이 미국에 기여한 것을 강조하며 이민자들을 보다 너그럽게 끌어안아야 한다는 글을 썼다. 에드워드 케네디 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하는 법안을 적극 지지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친아버지 로버트 케네디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뒤 통합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덕분에 킹 목사가 암살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평온이 유지될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는 2015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멕시코 가 미국에 보내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 마약을 들여오고 범죄를 들여온다. 강간범들이다. 선한 사람들은 소수일 뿐”이라고 했다.
한 때 “리더십과 왕따는 다르다”고 주장하던 케네디 주니어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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