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국립묘지 참배 일정 중 캠프 측과 국립묘지 관리 당국 간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28일 뒤늦게 알려졌다. 캠프는 마찰 상대방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6일 트럼프 후보가 버지니아 소재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후보는 당시 최근 분쟁 전사자 묘소를 방문 중이었는데, 동행한 사진사의 존재가 문제가 됐다고 한다.
연방법상 정치 캠페인이나 선거 관련 활동을 육군 묘지에서 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현장 관계자가 사진사를 막으려 했고, 그러다 트럼프 캠프 측 인사들과 마찰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캠프 측은 이 관계자를 밀치고 폭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행사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카불 공항 테러로 숨진 미군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사건은 같은 해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 종식 계기가 됐다고 평가된다. 트럼프 후보는 국립묘지에 화환 3개를 헌화했다.
일단 트럼프 캠프 측은 마찰을 빚은 국립묘지 관계자 측을 비난하고 있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사건 당시 개인 사진사 동행이 허가됐다며 마찰을 빚은 국립묘지 관계자가 정신질환(mental health episode)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 대변인은 “명백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한 개인이 매우 엄숙한 의식 동안 트럼프 후보 팀의 구성원을 물리적으로 막고자 결심했다”라고 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필요하다면 당시 상황이 담긴 장면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영은 당장 이 사건을 토대로 공세에 나섰다. 해리스 후보 캠프는 성명을 내고 “슬픈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놀랍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것이 우리가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팀에 기대할 수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트럼프 후보 재임 시절 각료였던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어떤 쪽이든 알링턴 국립묘지 등 우리 묘지와 전장을 당파적·정치적 목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자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는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후보가 비호에 나섰다. 밴스 후보는 사건을 보도한 언론을 향해 “트럼프가 묘지에서 TV 상업 광고를 찍기라도 한 것처럼 행동한다”라고 화살을 돌렸다.
아울러 “이번 일은 심각한 연방법 위반은 아니다”라며 당시 트럼프 후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많은 미국인을 감정적으로 지지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를 향해서는 아프간 철군 사태 및 수습 미비에 역시 책임이 있다며 “지옥에 갈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