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전역에서 이례적인 쌀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쌀 민간 재고량은 156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만톤 적은 양으로, 역대 최저치다.
28일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 전역 마트나 슈퍼마켓 내 쌀 매대가 텅 빈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마트나 슈퍼마켓 측은 텅 빈 쌀 매대에 ‘오늘은 매진입니다’는 내용의 공지를 붙이거나 인당 구매 가능 개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쌀값이 몇 배나 뛰었다” “그나마 쌀이 있으면 다행인데 그마저도 없어서 찹쌀만 팔더라” “쌀이 있다고 해서 가보면 후쿠시마 쌀이다” “즉석밥도 없어서 한숨만 나온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냉해에 따른 흉작으로 쌀 가격이 폭등했던 1993~1994년 ‘헤이세이 쌀 대란’에 빗대 ‘레이와(2019년 이후 연호) 쌀 소동’이란 말까지 나왔다.
갑작스러운 일본의 쌀 품귀 현상 원인은 복합적이다. 지난해 5월 일본 열도에는 유독 일조량이 부족했고, 여름엔 이상 폭염이 이어진 영향이 일단 거론된다. 이로 인해 올해 쌀 수확량이 급감했고, 유통량 감소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식용 쌀 생산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하지 않도록 시기에 따라 조정 정책을 편 결과라고도 지적했다. 정부가 생산량은 줄였는데 이에 비해 수요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본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내국인들도 외식을 즐기는 등 ‘보복성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또 산케이신문은 지난 8일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가 발표돼 이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쌀 사재기 현상이 일어난 것도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