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사 모더나는 15일 초기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돌파 감염 발생률이 최근 접종자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동료 검토(peer-reviewed)는 거치지 않았다.
연구에선 지난해 7월~10월 시험대상군 1만4746명 중 162명(1.09%)에게 돌파 감염 사례가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엔 1만1431명 중 88명(0.76%)이 돌파 감염됐다.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한 사례도 초기 접종자들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10월 3명이 입원해 2명이 숨졌다. 반면 지난해 12월~올해 3월엔 입원 또는 사망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것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전제했다.
CNBC는 이날 발표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부스터 샷(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호지 모더나 대표는 CNBC에 “이 데이터는 6개월 전에 비해 1년 전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감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올해 가을 부스터 샷이 필요한 지에 대해 큰 논쟁이 있다”면서 “이 논쟁이 어려운 이유는 백신이 지난 달 효과가 있었는 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번 겨울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 회의를 이틀 앞두고 나온 것이다. FDA의 독립된 자문기구인 ‘백신·생물학적제재자문위원회'(VRBPAC)는 오는 17일 일반 대중에 대한 화이자 백신 부스터 샷 확대 권고 여부를 논의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0일부터 부스터 샷 접종을 16세 이상 성인까지 확대하겠다고 지난달 중순 발표했다. 일정 상 화이자 백신으로 먼저 시작하고, 모더나 백신은 준비가 되는 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FDA가 이날 공개한 화이자의 부스터 샷 승인 신청 문서 역시 부스터 샷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료를 인용한 이 데이터는 접종을 완료한 뒤 2개월 마다 6% 정도씩 효능이 떨어졌으며, 3차 접종 후엔 예방 효과가 95%로 회복되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로선 부스터 샷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FDA 직원들도 자문위 회의에 제시할 문서에서 “많은 관련 연구가 있지만 기본 데이터 또는 결론을 독립적으로 검토하거나 검증하지 않았다”며 부스터 샷 지지 여부를 유보했다. 더 나아가 “일부 연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효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렇지 않은 연구 결과도 있다”며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세계 과학자 그룹도 지난 13일 의학저널 ‘랜싯’을 통해 “현재로선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 샷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백신 불평등 해소가 먼저라며 선진국의 부스터 샷 중단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