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70대 남편이 아내에게 약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만든 뒤 남성 수십 명을 모집해 성폭행하게 한 사건을 두고 해당 사건이 벌어진 도시의 시장이 “죽진 않았다”고 실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
프랑스 남동부 마장의 루이 보네 시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 연루된 아이도 없고 여성도 사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가족은 힘들겠지만 삶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쨌든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인터뷰가 방송되자마자 그는 여론의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선 그의 시장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난이 거세지자 보네 시장은 19일 성명을 내고 피해자와 가족 등에게 사과했다.
그는 “제 발언이 비열한 범죄의 심각성을 최소화했다고 비판받고 있는데 그 발언이 충격적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또 “9월 초 재판이 시작된 이후 6000명이 사는 우리 지역은 끊임없이 언론에 압박받았다”며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다는 부담에서 나온 신중치 못한 발언에 상처 입은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끔찍한 이야기는 우리 지역사회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며 “하지만 저는 이 상처가 피해자와 그 가족이 겪은 고통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도미니크 펠리코(71)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약 10년 동안 아내 지젤 펠리코(72)에게 약물을 먹이고,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게 했다.
도미니크는 자택에서 수면제와 항불안제를 으깨 지젤의 저녁 식사나 와인에 섞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러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미니크의 제안에 응해 지젤을 성폭행한 남성 50명은 26세에서 74세 사이의 남성들로 소방관, 언론인, 배달원, 교도관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도 지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달 초부터 재판받고 있다.
재판 초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그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운운하며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지젤이 공개 재판을 희망해 전 과정이 방청객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지젤 측은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 몫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