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은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민주당에 도움이 되도록 미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고 비난하면서 주미 대사 경질을 요구했다.
이날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존슨 의장은 마르카로바 대사가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미 국민들의 세금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격전지를 방문하도록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2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탄약 공장을 방문,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155㎜ 포탄을 생산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유엔총회 참석과 미-우크라 정상회담 등을 위한 미국 방문 일정의 시작이었다.
존슨 의장은 서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탄약 공장 방문을 “민주당을 돕기 위한 당파적인 선거운동 행사”로 묘사헀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지지는 초당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공화당 대선 티켓 최상위 후보가 당신의 정부 관리에 의해 언론 표적이 되면서 우리의 관계는 불필요하게 시험 받고 불필요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항의했다.
아울러 하원 감독위원장인 제임스 코머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금을 낭비했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코머 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정부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부통령의 대선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되도록 외국 정상을 이용하려 했다면 그것은 권력 남용이나 세금을 오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후보를 비판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뉴요커 인터뷰에서 밴스 후보가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포기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너무 급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의 메시지는 우크라이나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것 같다. 그것은 그 비용을 누가 떠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돌아간다”면서 “세계가 우크라이나의 희생으로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은 끔찍한 생각이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경쟁에 뛰어든 존 코닌 상원의원은 CNN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엄청난 오산”이라며 “그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원한다면 미국 정치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지적헀다.
같은 당 존 슌 상원의원도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일부 이슈에서 약간의 이견이 있지만 미국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는 문제 제기를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미 대선(11월5일)이 6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미국에서 정쟁 이슈가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거부해 불필요한 희생을 낳았고, 무능한 바이든 정부가 이를 부추겼다고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후보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동 계획도 불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미 공화당 의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장 방문을 ‘선거 개입’이라고 맹렬히 비판했지만 트럼프 후보도 이번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행사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행사는 이후 취소됐는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