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빗장이 풀리면서 북한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7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미국 싱크탱그 크림슨센터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공개한 ‘2024 북한의 스마트폰’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650만~7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유선전화 추정치인 120만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보고서는 당국의 규제에도 수요가 꾸준히 늘어 북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당국은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스마트폰에는 사용을 감시·통제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고, 인터넷 접속이나 국제 전화, 문자 메시지 송수신도 제한된다.
그런데 이 같은 통제에도 지난 2년간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종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최소 10개 업체가 북한에서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건 일부 기업들이 다양한 가격대로 사양이 다른 여러 버전의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애플과 삼성 등 기업의 제품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며 “‘화원’이라는 스마트폰의 경우 500달러(약 66만원)와 750달러(약 99만원)짜리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최신 북한 스마트폰은 다른 국가에서 판매되는 중저가 모델과 비슷한 정도로, 메가픽셀 카메라 등 기술 사양은 우수하지만 해외 동급 모델보다 활용도는 떨어진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종류는 많아졌으나, 북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여전히 하드웨어를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모두 중국 기업이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업체들은 이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2020년 북한이 필수 수입품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 대해 국경을 폐쇄할 당시 스마트폰 시장 역시 큰 타격을 입었는데, 지난해 국경이 다시 개방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보고서는 “자국민을 외부 정보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국가의 울타리를 제외하고, (북한의) 스마트폰 시장은 향후 수년간 새로운 단말기와 앱이 출시되면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