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유행을 탄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엄 커피가 대세였을 때가 있었다.
바리스타 라는 특수 직업군을 대중화 시킨 스타벅스의 대중화가 그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후 특색있는 커피들이, 수많은 종류의 커피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프리미엄 커피들이 탄생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려먹는, 내려져있는 커피를 한잔 따라 사 먹는 일상적인 문화에서 전문 커피 전문점의 커피가 큰 인기를 끌었다.
스텀타운(Stumptown), 블루보틀(blue bottle),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또는 이들의 커피빈을 사용하는 알프레도, 그리고 지역 마다 특색있는 커피숍, LA 지역에서는 코아바(Coava), 고 겟엄 타이거 (go get’em tiger) 등도 커피 매니아 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나같이 비슷한 특색이 있었다. 시다.
뭔가 시큼한, 시큼한 정도만 다를 뿐 비슷한, 시큼한(시큼하다는 표현이 사워 라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커피를 앞세웠다.
커피빈을 로스팅 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기술이 추가됐거나, 각 업소별 노하우가 들어있는데 뭔가 비슷한 그런 시큼한 커피가 대세를 이뤘다.
스텀타운은 아예 로스팅을 하는 대형 커피 매장을 곳곳에 열었고, 블루보틀은 프리미엄 커피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최근 이 커피숍들의 맛이 변했다.
다시 프리미엄 커피가 대세를 이루기 전, 뭔가 구수한 커피, 향이 좋은(주관적인 느낌일수도) 커피로 회귀했다.
LA에서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고 직접 바리스타인 제프 신씨는 “커피도 최근의 트랜드를 따라가는 추세다. 커피 빈을 공급하는 업체에서도 추천하는 것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예전의 커피맛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확인해 줬다.
커피도 유행을 타는것 같다.
신맛의 특색있는 커피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리던 이 커피숍들도 구수한 커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커피도 이제 2차 3차 조리 과정을 거쳐야 살아 남는다.
예전의 신커피맛을 찾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고 했다. 신커피를 찾는 사람들은 호불호를 밝히지만 구수한 커피는 전혀 반응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냥 커피 맛 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대부분 커피를 그냥 습관처럼 마시기도 하지만 요즘은 2차 3차 가공된, 즉 설탕과 시럽, 우유나 두유, 초콜릿이나 캬라멜 이런 것을 넣은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바리스타 입장에서는 커피 추출에 힘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커피를 2차 가공하는 게 더 중요한 거 같다”라고 씁쓸히 말했다.
좋은 커피빈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의욕이 넘치는 커피 전문점 사장님들은 직접 커피 농장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아직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정작 커피빈의 특색있는 본래의 맛 보다는 가공의 맛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고도 덧붙였다.
당장 현재 자리에 앉아서 바리스타와 이런 저런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손님들은 대부분 카라멜 라떼, 커피라떼, 무슨무슨프라프치노(프라프치노는 스타벅스의 커피 종류지만 손님들은 아이스블랜디드커피를 시킬 때 이렇게 얘기한다고 한다) 등등 단순한 커피를 찾는 사람들은 보기 힘들었다.
커피도 유행을 탄다. 다시 신커피를 마시고 싶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아쉽다.
현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