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가할 경우 이란 산유량이 영향을 받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급등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각)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 다안 스트루이븐은 이날 CNBC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란의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씩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내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정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오펙플러스(OPEC+)가 증산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나온 계산이다.
또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오펙플러스 회원국이 생산 손실을 일부 상쇄해 준다면 유가는 배럴당 10달러 미만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와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유가 하락 압력은 지속됐고, 시장에도 제한적인 영향만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미국 원유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는 70달러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인 이란은 세계 석유 시장의 핵심 국가 중 하나다. 이란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란 석유 인프라가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이 될 경우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4%가 줄어들 수 있다.
리서치 관련 플랫폼 MST Marquee의 수석 에너지 분석가인 사울 카보닉은 이란 원유 수출 비중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카르그 섬이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카보닉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공급 차질도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일일 석유 생산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곳으로, 중동 원유 생산국과 주요 글로벌 시장의 연결고리다.
앞서 이란은 자국 석유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란 석유 인프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발언이 유가를 상승시키는 촉매제라고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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