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해 상반기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 온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10일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에 따르면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버뱅크 워너브라더스스튜디오에서 열린 행사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이버캡’이라는 이름의 은색 2인승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였다.
머스크는 사이버캡의 가격이 3만 달러(약 4047만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 이전에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 번에 최대 20명을 태우거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로보밴’이라는 자율주행 차량도 공개했다.
머스크는 사이버캡 양산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의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모델3, 모델Y를 통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테슬라의 FSD는 주행 중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형태다.
머스크는 이날 로보택시 공개에 대해 양산형 전기차 세단인 모델3를 출시한 2017년 이후 테슬라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로봇공학, 인공지능 기술이 테슬라의 시장 가치를 최대 30조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여러 대가 두 다리로 걸어서 등장해 참석자들에게 음료를 제공했다. 몇몇 옵티머스는 무대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머스크는 로보택시의 기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나, 자율주행 차량의 비용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짚었다.
전문가들 반응은 부정적
시장에선 테슬라의 이번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많은 기대감을 보여왔다. 테슬라가 ‘로보택시 데이’를 진행하겠다고 올해 4월 발표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까지 45% 상승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이날 행사 이후에도 전문가들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번스타인의 분석가 토니 사코나기는 “로보택시 이벤트는 비전은 길지만 즉각적인 성과나 수익 증가 동력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분석가인 가렛 넬슨도 단기 제품 로드맵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해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약 10년 전 로보택시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았지만 아직 완전한 FSD 소프트웨어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의 웨이모는 가장 진보된 형태의 FSD 소프트웨어를 구현했으며, 이미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규제 장벽과 안전성 등을 감안할 때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정식 출시하는 데에는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머스크가 이번 행사에서 테슬라의 자율 주행 기술 발전에 대한 “검증 가능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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