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을 감독한 미국 장성의 승진이 보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각에서 보도된 국방부 ‘살생부’가 현실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는 최근 4성 장군으로 승진 예정이었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육군 중장의 승진이 보류되는 일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당초 상원 군사위의 승진 승인 목록에 오른 1000여 명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위원회 명단에는 오른 그의 이름이 본회의를 통과하며 사라졌다.
도너휴 중장은 2021년 8월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마지막 철군 군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송기에 오르는 그의 모습은 야간투시경 사진으로 남겨졌다.
육군 82공수사단장으로 2021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그는 8월 중순부터 철수 작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당시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앞서 미국 언론 NBC는 지난 17일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인 인수팀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참사 연루자 목록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철군 당시 군 당국 내 의사 결정에 누가 연루됐는지 등을 토대로 전현직 군사 당국자 목록을 추리는 작업인데, 사실상 ‘살생부’가 되리라는 게 NBC의 분석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도너휴 중장 승진 보류를 두고도 그 연장선상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힐은 이런 승진 보류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너휴 중장 승진 보류를 이끌어낸 것은 공화당 소속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이다. 그는 승진안 논의 과정에서 아프간 철군을 거론하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번 승진 보류와 관련해 “도너휴는 30년 이상 미국을 위해 복무한 인물”이라며 “상원이 좋은 자질을 갖춘 모든 승진 후보군을 승인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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