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메트로 버스 운전 기사로 일하던 50대 한인 남성이 승객에게 잔혹하게 살해됐다.
시애틀타임스 등 지역매체에 따르면, 지난 18일 시애틀 유니버시티 디스트릭트에서 발생한 버스 승객의 잔혹한 칼부림 사건으로 한인 버스 기사 숀 임(59세)씨가 참혹하게 살해됐다.
사건은 이날 새벽 임씨가 운전하는 메트로 버스에 탄 노숙자 승객이 창문을 열어둔 것을 놓고 버스 운전기사인 임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발생했다.
킹 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용의자로 체포된 53세 리처드 시츠락은 임씨가 운전하는 70번 메트로 버스에 승차한 후 창문을 열어둔 것을 두고 숀 임 씨와 논쟁을 시작했다. 당시 운전기사 임 씨는 차량 창문에 김이 서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잠시 창문을 열어 둔 상태였다.
두 사람간의 논쟁은 급속도로 격화되었고, 시츠락은 갑자기 임 씨의 얼굴에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고 발길질을 한 뒤 버스에서 내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임 씨는 곧바로 911에 신고한 후 용의자를 뒤쫓았갔다. 그러자, 시츠락은 다시 돌아와 임씨를 칼로 여러 차례 찔렀다.
결국 임 씨는 빈 주차장에서 쓰러져 현장에서 사망했다.
킹 카운티 경찰은 사건 발생 3일 후인 지난 21일 새벽 파이어니어 스퀘어에서 시츠락을 체포했다.
검찰은 23일 시츠락에게 1급 살인혐의와 함께 흉기사용 가중처벌을 추가로 적용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시츠락은 최대 32년 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추가로 시츠락이 임 씨를 페퍼스프레이로 공격한 것과 다리 사이를 발로 가격한 행위에 대해 2급 폭행 및 3급 폭행 혐의도 적용했다. 시츠락은 내년 1월 6일 정식으로 기소될 예정이다.
검찰은 시츠락이 지난해 11월, 시애틀에서 발생한 룸메이트 에릭 슐츠(63세)의 사망 사건에도 연루되어 있다고 밝혔다.
당시 6개월 간의 수사 끝에 정당방위 주장에 대한 명확한 반증이 부족해 기소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과의 유사성이 주목 받고 있다.
검찰 문서에는 시츠락이 “분쟁이나 불화를 극단적인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공공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명시됐다.
시츠락은 고정된 거주지와 직업, 가족이 없어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는 5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요구했다.
한편, 시애틀 메트로 버스 노조는 지난 18일 참혹하게 살해된 숀 임씨가 한인이라고 확인했다.
숨진 임 씨는 오랜 기간 시애틀 메트로 버스 기사로 일하며 노조와 지역사회에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시애틀 한인 사회에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현재 한인 단체들은 임 씨의 가족을 돕기 위한 지원 모금을 계획 중이다.
한인 임 씨의 비극적 죽음은 대중교통 근로자들의 안전 문제를 다시금 부각 시켰다. 지역 관계자들은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화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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