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작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역사상 가장 멍청한 조치라고 사설에서 비꼬았다. 다음은 사설 요약.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의 관세가, 적국인 중국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하지만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농담을 상기시킨다.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는 명분은 마약 유입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마약을 소비하는 한 마약 유입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말이 되지 않는 논리다.
마약은 핑계일 것이다.
트럼프는 관세 자체를 좋아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트럼프는 또 미국이 어떤 것도 수입할 필요가 없고 모든 것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완전히 폐쇄된 경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자급자족 경제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자. 자동차산업은 세 나라의 공급망이 밀접하게 통합돼 있는 실질적 북미 산업이다. 지난해 캐나다는 미국 자동차 부품 수입의 약 13%를 공급했으며, 멕시코는 거의 42%를 차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북미에서 생산되는 차량이 부품을 조달하고 가치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국경을 최소한 여섯 번 이상 오간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모두가 혜택을 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3년 자동차 산업은 미국 경제에 8,090억 달러 이상을 기여했으며, 이는 전체 미국 제조업 생산량의 약 11.2%에 해당한다. 또 “970만 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직간접으로 제공”했다. 2022년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차량 및 부품을 754억 달러어치 수출했으며, 2023년에는 14% 증가한 8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무역 없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지역 통합은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활용하는 전략이다.
텍사스, 오하이오, 일리노이, 미시간 주 등지에서 수천 개의 좋은 급여를 보장하는 자동차 일자리가 멕시코와 캐나다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생태계 덕분에 경쟁력을 유지한다.
관세는 농산물의 국경 간 교역에도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2024회계연도 기준, 미국 농산물 수입에서 멕시코산 식품이 약 23%를 차지하며, 캐나다는 약 20%를 공급했다.
많은 미국 농장주들이 합법적 이민 제한으로 인해 미국에서 노동자를 찾기 어려워지자 멕시코로 이전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보카도의 90%가 멕시코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아보카도 민족주의자라도 된 것인가?
보복 조치의 위험도 크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최대한 정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보복하는 방법을 잘 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가지 상징적 양보를 얻어내고 승리를 선언한 뒤 물러설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북미 무역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