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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그저 데이터 덩어리일 뿐이야. 인공지능이든 인간이든 다를 바 없어.”
재벌가의 유산상속 분쟁을 SF 설정으로 풀어낸 한상운의 소설 ‘데이터 상속인’이 출간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무일그룹’ 회장이 습격당해 의식불명에 빠지자 그가 남긴 재산을 차지하려 사투를 벌이는 삼 남매의 행적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들이 살해를 사주한 범인의 뒤를 쫓으면서도 은닉된 유산의 행방을 밝혀내고자 밤낮없이 분투하는 과정을 통해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그려냈다.
이후 영생을 꿈꿔온 회장이 데이터화된 채 컴퓨터 프로그램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삼 남매는 포악했던 현실 성격과는 달리 시스템에 갇힌 회장이 인간적으로 바뀌었다며 만족스러워한다.
작품을 통해 저자는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인공지능 시대에서 진정한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풀어냈다.
“현대 과학에서는 머릿속 신경세포의 구조적 정보만 정확히 입력하면 한 사람의 생각과 성격, 마음이 그대로 재현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컴퓨터 속에서 인공지능 형태로 살 수 있게 된다는 거죠. 그러다 노화되지 않는 신체가 나오거나, 대용량 컴퓨터가 탑재된 로봇이 개발된다면 그때 진정한 영생이 시작되는 겁니다.”(1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