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국민 건강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은 급증하고 갑자기 급증세로 돌아섰고, 국민 건강수명은 2019년 이후 정체 상태 빠졌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은 27.3명으로 전년(25.2명)보다 2.1명이나 증가했다.
자살률은 지난 2019년 26.9명, 2020년 25.7명, 2021년 26.0명, 2022년 25.2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도 큰 변동폭을 보이지 않다가 2023년 들어 급등했다. 지난 2014년(27.3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남성 자살률은 35.3명에서 38.3명으로 3명이나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에도 15.1명에서 16.5명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유행 이후 오히려 자살률이 급등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고립과 경제난 심화 등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이 본격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기대수명에서 질병 및 장애 기간을 제외한 수명을 뜻하는 ‘건강수명’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정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됏다.
건강수명은 지난 2005년 2000년 66.6세, 2005년 68.5세, 2010년 70.1세, 2015년 71.5세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3년 연속 72.5세에 머물렀다.
비만율은 2019년 33.8%에서 2020년 38.3%로 급등한 뒤 여전히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37.1%, 2022년 37.2%, 2023년 37.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종식의 영향으로 사회단체와 모임 참여율이 급등하는 변화도 관찰됐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2019년 51.8%에서 2020년 46.4%로 하락한 뒤 2021년 47.7%, 2022년 50.9%로 상승세를 나타내다 2023년에는 58.2%로 급등했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정당, 노동조합, 종교단체, 동호회, 시민단체, 지역사회모임, 자원봉사, 기부단체, 동창회, 향우회 등에 참여하는 인구 비율을 뜻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단체 모임이 많이 없다가 늘어난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 단체 참여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동창회나 동호회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6.5점)보다 소폭 감소했다. 가구 소득 200만원 미만인 집단에서 전년 대비 감소폭(-0.3%포인트)이 컸다.
우울과 걱정 정도를 보여주는 ‘부정정서’는 2020년 3.7점에서 2021년 4.0점으로 올랐다가 2022년(3.3점)과 2023년(3.1점)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긍정정서’는 2020년 6.4점에서 2021년 6.7점으로 상승한 뒤 3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국민 삶의 질 보고서는 ▲가족·공동체 ▲건강 ▲교육 ▲고용·임금 ▲소득·소비·자산 ▲여가 ▲주거 ▲환경 ▲안전 ▲시민참여 ▲주관적 웰빙 등 국민 삶의 질과 관련된 11개 영역의 71개 지표를 이용해 우리 사회의 삶의 질 변화를 보여주는 자료다.
통계청은 이번 보고서에서 업데이트된 61개 지표 중 전기 대비 개선 지표는 31개, 악화지표는 23개, 동일 지표는 7개라고 설명했다.
전기 대비 개선된 지표는 고용률, 학교생활 만족도, 스트레스 인지율, 주관적 건강상태, 가구순자산, 대기질·소음 등이다. 반면 실업률, 가족관계만족도, 기후변화불안도, 안전에 대한 인식 등의 지표는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