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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카운티 알함브라에서 진행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주도의 합동 단속 작전이 지역 주민과 활동가들의 저지로 중단됐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커뮤니티 보호”를 외치며 ICE 차량을 둘러싸 단속을 막았다.
23일 오전 벌어진 이번 작전은 마약단속국(DEA),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진행된 대규모 수사의 일환이었다. 알함브라 경찰에 따르면 FBI 측은 W. 메인 스트리트의 타겟 매장 주차장에서 체포 작전이 예정되어 있음을 사전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를 사전에 파악한 지역 이민자 권익 단체 ‘Union del Barrio’가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ICE 차량을 포위하며 작전을 방해했다.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확성기를 사용해 “우리 동네에서 나가라!”며 ICE 요원들의 철수를 요구했다. 현장에 출동한 ICE 차량 5대는 약 한 시간 가량 대치 끝에 별다른 체포 없이 철수했다.
론 고체즈 노조 활동가는 “우리의 빠른 대응 덕분에 단 한 명도 체포되지 않았다”며 “지역 사회가 단결하면 연방 기관조차 우리 권리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CE 측은 이번 작전에 대해 “범죄 전과가 있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일 뿐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ICE는 최근 DUI(음주운전) 혐의로 폼로나와 비스타 지역에서 각각 47세, 40세 무면허 이민자를 체포한 사례를 언급하며 “정보 기반 수사만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고체즈는 “ICE는 언제나 ‘범죄자 대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비범죄 이민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브라운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삼는 인종 프로파일링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알함브라는 이민자 보호 정책을 지지하는 ‘보호 도시(Sanctuary City)’로, 지역 경찰은 연방 이민 단속에 협조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알함브라 경찰은 연방 수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상황을 관찰하는 데 그쳤다.
타겟 매장 관계자는 “매장 내부에서는 어떤 체포나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손님과 직원들의 안전에 영향은 없었다”고 전했다.
노조(Union del Barrio)측은 이번 사건이 단발성 대응이 아니라고 밝혔다. 단체는 “앞으로도 커뮤니티 순찰을 강화해 불법 단속을 막을 것”이라며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샌퍼난도 지역에서도 유사한 단속 시도를 저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ICE 접촉 시 체류 기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 관련 서류를 휴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부당한 구금과 추방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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