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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눈치보기’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 위축 “2010년대와 달라…톱다운식 대기업과 마찬가지”
FT에 따르면 최근 빅테크 기업의 리더들이 우경화하면서 내부 직원들이 위축됐으며 기존 실리콘밸리의 행동주의적 분위기도 약해지고 있다.
FT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트럼프 재선 이후 직장에서 ‘남성 에너지’를 더 많이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메타가 운영하는) 앱에서 증오 발언을 다루는 일부 안전장치를 없애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저커버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이러한 태도 변화를 선도해 왔다”며 “전통적으로 자유주의적 성향을 지닌 실리콘밸리의 직원들은 다양성 정책 등에 대한 광범위한 반발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메타가 회사 정보를 유출하는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문답(Q&A) 형식으로 진행되는 저커버그와의 소통 시간도 철저히 감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제3자 팩트체킹 및 다양성 정책 감독 부서를 폐지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직원 5%를 줄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FT는 메타뿐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축소하고 있다고 짚었다.
2023년 초부터 이어진 ‘대량 해고 바람’에 직원들도 회사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이전처럼 내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FT에 따르면 메타는 회사에 비판적인 게시물을 일부 삭제하기도 하는데, 그중 하나가 2023년 이종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의 아내 폭행 영상과 관련한 비판적 게시물을 삭제한 건이었다고 한다.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최근 메타의 새 이사로 선출됐다.
실리콘밸리는 단순한 기술 혁신의 중심지를 넘어 사회·정치적 변화를 주도하는 행동주의가 활발한 지역으로 평가 받아왔으나 최근 이런 분위기가 퇴색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앨리슨 테일러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2010년대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다르다는 느낌이 있었다. 희소한 문화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노동조합을 깨부수는 다른 톱다운식 대기업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