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가 14개국 중 전염병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프랑스·독일·영국 등 주요 14개국 중 한국인들이 코로나19 등 전염병 걱정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는 14개국 국민 1만4,27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기후변화, 전염병, 테러 등 9개 항목별로 각 국가 국민들이 얼마나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를 조사한 이 보고서에서 한국인은 89%가 코로나 등 전염병 확산을 국가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답했다. 한국인 10명 중 9명이 코로나를 사실상 가장 큰 국가적 중대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한국에 이어 일본(88%), 미국·스페인(78%), 영국·프랑스(74%), 이탈리아(69%) 순으로, 전염병 걱정이 컸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사대상 14개국가 중 코로나 19 감염자가 가장 적은 국가는 한국이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미국(인구 100만 명당 1만9658명)과 스페인(1만1,431명)은 한국보다 코로나19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비율이 낮았다.
유럽 국가 국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기후변화였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코로나보다는 기후변화를 더 큰 걱정거리고 꼽은 것이다.
기후변화를 가장 큰 국가적 위협이라고 답한 나라들은 벨기에·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스웨덴 7개국이다.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기후변화, 전염병, 테러, 해외 사이버 공격, 핵무기, 세계경제, 빈곤, 민족갈등, 난민 등 9가지 항목 중 한국인은 5개 항목에서 14개중 가장 높은 걱정 수치를 보여줬다.
한국인이 적어도 14개국가 국민들 중에서는 걱정 수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셈이다.
한국인은 전염병, 해외 사이버 공격, 세계 경제, 민족갈등, 난민 등 5개 항목에서 걱정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한국인의 83%가 세계 경제를 걱정하고 있는 반면, 미국(55%)이나 독일(45%) 국민들은 세계경제에 대한 걱정비율은 훨씬 낮았다. 조사대상 14개국 중간값(58%)보다도 한국인은 25%포인트나 걱정 수치가 높은 셈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자국 경제가 좋지 않거나 자국 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세계 경제 상태를 주요 위협으로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이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반증일 수 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