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관세 우려로 주춤했던 초대형 기술주들이 반등하면서 뉴욕증시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문제에 대해 비교적 온건한 태도를 취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반등세는 기술주뿐 아니라 금융, 산업, 유틸리티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S&P500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 중 최근 50일간 평균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장을 마감한 종목의 수는 주식시장 강세였던 지난해 가을 수준까지 회복됐다. 상승 종목 대비 하락 종목 수를 나타내는 시장 폭 지표 역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 랠리 속 기업들도 낙관적 가이던스를 내놓고 있다. 금융 데이터 분석 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 포함된 110개 이상 기업이 2분기 분기별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발표했는데, 이 중 51개 기업이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는 5년 평균(42개)과 10년 평균(39개)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다만 실적 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팩트셋 수석 분석가 존 버터스에 따르면 S&P 500의 2분기 실적 성장률 전망치는 5%로, 이는 2023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빅테크가 여전히 시장의 중심이긴 하지만, 다양한 업종의 참여가 늘어난 덕에 나스닥 종합지수와 S&P500 지수는 6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여름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기술 전략가 애덤 턴퀴스트는 “우리는 과거에도 이런 흐름을 봤다”며 “빅테크가 앞서 나가고 나머지 시장이 뒤따르는 식인데, 이제 그 시나리오가 다시 펼쳐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붙는 건 주식시장의 건전한 흐름과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다. 다만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 트럼프의 최종 관세 정책 방향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이다.
시장 분석업체 세븐스 리포트의 창립자 톰 에사이는 “기술주 반등에 올라타지 못한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에서 기회를 찾는 이른바 ‘FOMO(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불안한 심리) 매매’가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콤에리카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에릭 틸은 최근 중형·소형·초소형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는 “향후 금리 인하가 이들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미국 내 은행주를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나타난 종목군 확산 흐름은 일시적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소형주는 여전히 주요 지수에 비해 뒤처져 있다.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가 뚜렷하게 반등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강한 회복세는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일부 대형 기술주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디렉터 브라이언 뷰텔은 “매그 세븐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데엔 누구도 이견이 없다”며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건, 여전히 저평가된 업종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