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팅턴비치 시가 한 주택 뒷마당 수영장에서 실제 환경을 바탕으로 익사 사고 발생 시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순간들을 시뮬레이션하는 행사를 열었다.
헌팅턴비치 시는 “이번 시연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고 어른들은 근처에서 교류 중인 평범한 뒷마당 수영장 분위기를 재현했다. 하지만 누구도 아이들을 제대로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연에서는 한 소년이 혼자 수영하다 물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이 연출되었고, 이어 다른 장면에서는 지정된 ‘워터 워처’가 즉각 반응해 아이를 물 밖으로 끌어내고, 이후 구조대가 도착해 응급 처치를 실시하는 전개가 이어졌다.
이 단순한 시연은 보기 불편할 수 있지만, 특히 여름철 수영장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헌팅턴비치의 팻 번스 시장은 “이런 커뮤니티 참여가 생명을 구하는 활동”이라며 “익사는 1세에서 4세 사이 아동의 주요 사망 원인이며, 5세에서 14세 사이에서는 두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방서장 에릭 맥코이는 “익사 사고는 해마다 여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5년간의 데이터를 볼 때, 올해도 남은 기간 중 여러 건의 익사 혹은 거의 익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헌팅턴비치 시는 이번 시연을 통해 2025년 들어 단 한 건의 익사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교육, 예방, 그리고 도시 차원의 안전에 대한 헌신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번스 시장은 전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대부분의 익사 사고는 보호자가 현장에 있을 때 발생하며, 1세 미만 아동의 익사 사망 대부분은 집 안에서 일어난다. 맥코이 서장은 이러한 사고들을 “충분히 예방 가능한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녀를 익사로 잃은 부모 줄리 로피콜로도 연단에 올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했다.
로피콜로는 울타리가 없는 뒷마당 수영장에서 두 살배기 아들 재스퍼가 익사한 이후, ‘재스퍼 레이 재단’을 설립해 익사 사고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그날 우리는 부모가 절대 듣고 싶지 않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재스퍼가 물에 엎드린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우리의 세상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는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삶의 중심이었습니다”라고 로피콜로는 말했다.
그녀는 익사 예방을 위한 가족 대상 주요 수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울타리 또는 장치 설치
- CPR(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정기적으로 연습할 것
- 수영을 배우게 할 것
- ‘워터 워처’ 지정 등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감시자 배치
- 배수구 안전 상태 점검
- 아이들을 물놀이 안전 교육에 직접 참여시킬 것
a. 물에 들어가기 전 상황에 맞는 안전 브리핑 실시
b. 목욕조차도 매번 허락받고 들어가도록 교육
c. 거친 놀이, 숨 참기, 달리기 금지
d. 이안류 인지 및 구조도구(던지기, 뻗기 등) 사용법 교육
헌팅턴비치 소방국은 ‘워터 워처’ 프로그램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어른들이 15분씩 교대로 전자기기나 음료 등 방해 요소 없이 수영장을 지켜보는 시스템이다. 감시자임을 알 수 있도록 목에 걸 수 있는 태그도 제공되며, 이 태그와 기타 예방 자료는 시내 모든 소방서, 도서관, 커뮤니티 센터에서 무료로 배포된다.
해양안전부서의 트레버 맥도널드 국장은 오렌지카운티에서 익사로 인한 사망이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익사 사망자는 2019년 31명에서 2023년에는 54명으로 늘었다.
맥도널드 국장은 “추세는 분명합니다. 이는 실제 존재하는 심각한 위협이며, 우리는 그 흐름을 반드시 바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맥코이 서장은 “우리가 힘을 합치면 앞으로의 익사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연은 더욱 시의적절한 배경 속에서 이뤄졌다.
최근 전미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지난 10년간 최소 9건의 익사 사고와 관련된 위협으로 인해 수백만 개의 가정용 수영장을 리콜했고, 배우 말콤-자말 워너가 코스타리카에서 익사한 소식이 전국적으로 보도된 가운데 시연행사가 열렸다.
오는 7월 25일은 ‘세계 익사 예방의 날’이기도 하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