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익을 위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있으나, 최근들어서는 아예 없던 말을 지어내는 모습이 포착돼 치매 징조가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크리스 트루악스 변호사는 1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트럼프의 정신적 쇠퇴는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트루악스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에는 사람들을 기꺼이 호도해왔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가 하는 것은 다소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근들어서는 특별한 목적도 없이 잘못된 정보를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말 지어내기(Confabulation)는 때때로 솔직한 거짓말로 불리는데, 명백히 사실이 아님에도 말하는 사람은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말 꾸며내기는 가장 분명한 치매 초기 징후 중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달 15일 연설을 예로 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학교(CMU)에서 열린 투자 발표 행사에서 연설에 나섰고, 자신의 삼촌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핵, 화학, 수학 등 3개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유나바머’로 알려진 테러범 테트 카진스키를 가르쳤던 일화를 들려줬다고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존 트럼프는 MIT 교수로 재직한 것은 맞으나, 전기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또한 카진스키는 MIT가 아니라 하버드대를 다녔고, 무엇보다 존 트럼프는 카진스키의 정체가 드러나기 11년전에 별세했다.
트루악스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학적 개념을 혼동하는 몬습을 보이는 것도 치매의 징조일 수 있다고 봤다.
약가를 수백퍼센트 내린다고 얘기하거나, 퇴임 후 발생한 사건임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 등이 개념 혼동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트루악스 변호사는 “이것을 치매라고 단정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 나라와 전세계의 생사와 관련된 중대 결정을 내려야하는 대통령이 수학적 개념을 어려워하고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생생한 기억들을 말하며 실제 일어난 과거에 대해 점점 흐릿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중 인지력 논란에 시달렸으나, 참모들이 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이점이라고도 봤다. 충성파 인사들로 채워진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더라도 제동을 걸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