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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거대 욱일기, 통일교 건물이었다

용산구, 통일교에 "보이지 않게 조치 요청" 통일교 "하나님 중심 삼고 구성됐음 상징"

2025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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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건물 옥상 문양. 2025.09.01. (사진=서울시 S-맵 갈무리)

용산구 통일교 건물 옥상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에 대해 불쾌하다는 민원이 제기, 관할 구청이 통일교 측에 가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용산구에 따르면 이모씨는 용산구를 상대로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39건물 통일교 옥상에 욱일기가 그려져 있다”며 “시정 명령을 내려 달라. 보기가 거북하다”고 밝혔다.

이에 용산구 도시관리국 건축과는 통일교 측에 문양이 보이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는 “귀하의 민원 사항을 통일교세계본부교회 측에 안내했다”며 “해당 문양이 보이지 않게 조치하도록 협조 요청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민원이 거듭 제기되자 구는 공문을 발송하고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통일교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그려진 건물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천원궁 천승교회’다.

통일교는 2009년 2월 옛 용산구민회관을 850억원에 낙찰받아 약 9개월간 공사를 거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8300㎡ 규모로 이 건물을 지었다. 2010년 2월 열린 개관식에는 고 문선명 총재와 그의 7남인 세계본부교회 문형진 전 세계회장이 참석했다.

이 건물의 옛 이름은 ‘천복궁(天福宮)’으로 통일교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모든 종교인들을 맞이하는 성지라는 게 통일교의 설명이다. 문형진 전 회장은 “새 성전 1층에 불교, 이슬람교, 천주교, 유교 등 종교별로 예배나 법회를 열 수 있는 초종교적인 공간을 마련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 건물은 부산 범내골 성지, 청평성지, 청파동 전 본부교회 등 한국 내 통일교 성지 중 하나다. 통일교는 이 건물을 건립하며 이스라엘 예루살렘이나 바티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같은 세계적인 성지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욱일기(旭日旗·Rising Sun Flag)는 일본이 태평양전쟁 기간에 사용한 군기이자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戰犯旗)다. 전범기는 일본과 독일 등 태평양전쟁 전범 국가들이 쓴 깃발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대가 사용한 군기인 욱일기와 독일 나치당 당기였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등이 전범기다.

독일의 경우에는 나치 문양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자위대 혹은 극우파 등이 욱일기를 여전히 쓰고 있다.

통일교는 일본 보수 정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미국 CBS뉴스는 지난 2023년 11월 보도에서 “1954년 창립한 통일교는 10년 뒤 일본에 지부를 창설했고 일본 보수 정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고 밝혔다. 또 “일본 내 통일교 신도는 60만명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신도는 10만명으로 알려졌다”며 “신도 중 다수가 고령층이라 교단은 2세대 신도를 모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통일교와 자민당 간 관계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암살 사건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2022년 7월 아베 전 총리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는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통일교의 일본 내 교세 확장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아베 전 총리를 암살 대상으로 노렸다. 기시 전 총리는 제56·57대 일본 내각총리대신을 역임하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A급 전범으로 구속됐지만 기소는 되지 않아 처벌을 면했던 인물이다.

자민당 내 극우파였던 기시 전 총리는 통일교 교단과 연계된 정치단체 설립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 전 총리는 1970년 4월 일본의 통일교회를 방문하는 등 통일교의 자민당 내 정치세력화를 도운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 역시 2021년 통일교 교단 관련 단체가 마련한 행사에 영상메시지를 보낼 만큼 친밀감을 표시한 바 있다.

1974년 미국 메디슨스퀘어 가든 대회. 2025.09.01. (사진=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누리집 갈무리)

다만 통일교는 1960년대부터 이 문양을 사용해왔다는 입장이다.

통일교는 ‘말씀선집-통일기에 대하여’에서 “우주의 모든 것은 수수(授受)의 인연으로 창조됐다”며 “이 기는 우주가 인간이 살고 있는 태양계의 태양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것 같이 천주(天宙)가 하나님을 중심 삼고 구성돼 있음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통일교는 “이 기의 중심부는 우리의 이상(理想)이 되는 모든 것이 연하여져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이것을 중심으로 12선이 방사상으로 그려져 있는 데 그 중 굵은 4개의 선은 사방을 표시한다. 하나의 존재가 중심을 잡고 위해서는 사방이 설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사위기대인 것”이라며 “다음 12개 선은 사방으로 동서남북을 중심 삼은 연월(年月)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래 기는 국가를 상징하는 것이다. 현재 이 통일기는 우리 교회를 대표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이상은 교회만이 아니고 모든 역사의 희망이며 현대 그리고 미래의 희망인 유일의 세계, 하나님의 심정에 부합된 세계, 하나님의 창조 목적이 이뤄지는 하나의 세계와 그 빛나는 날을 상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통일교가 통일기를 수십년째 사용했다고 해도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외부에 거대하게 노출돼 있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는 게 용산구청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일교가 조치를 거부할 경우 강제로 철거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구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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