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 3단으로 된 로켓이 분리된 상태로 군 차량에 실린 채 참관객들에게 모습을 선보이자 현장에서는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등장한 로켓은 최대 사거리가 2만㎞ 이상으로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한다는 핵 탑재 미사일인 둥펑(DF)-5C다.
DF-5C뿐 아니라 이에 앞서서는 대함탄도미사일로 괌 미군기지까지 타격 가능한 DF-26D와 함께 기존 DF-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며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것으로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 DF-61 등도 연이어 등장했다. 이들 미사일이 선보일 때마다 참관석은 술렁거렸다.
다른 신무기들이 등장할 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러시아의 핵 어뢰인 ‘포세이돈’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 초대형 무인잠수정 AJX002나 스텔스 기능을 갖춘 페이훙(FH)-97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등이 등장할 때마다 참관객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높이 들면서 자국산 무기에 대해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헬기 편대의 경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호위하면서 전승절 80주년을 뜻하는 ’80’이라는 숫자를 이루는 대형으로 비행해 지나가기도 했다. 이어서는 젠(J)-20S와 J-35A 등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들도 상공에 등장했다.
이처럼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은 그간 중국이 쌓아온 군사력을 전 세계에 보란 듯이 과시하는 무대였다.
이 같은 중국의 국력 과시는 80주년을 뜻하는 예포 80회 발사로 시작한 행사 초반부터 드러났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오른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왼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각 함께하면서 북·중·러 3각 연대 속에 중국이 이를 주도하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됐다.
또 묵묵히 이를 뒤따르는 타국 정상 및 참석 인사들의 모습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북돋웠다.
반(反)미 및 반서방 연대 형성을 추구하는 중국으로서 자국 국방력과 함께 외교적 입지를 과시함으로써 미국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설 뒤 군 사열에 나선 시 주석은 무개차를 타고 톈안먼 앞 대로인 창안제를 돌면서 군에 대한 충성도를 확인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차량을 탄 채 ‘동지들 안녕하십니까(同志們好)’라고 물으면 사열을 받는 부대는 ‘주석님 안녕하십니까(主席好)’라고 외쳤고 시 주석이 ‘동지들 수고했습니다(同志們辛苦了)’라고 건네면 부대는 ‘인민을 위해 복무합니다(爲人民服務)’라고 큰 소리로 화답했다.
군사력을 대거 과시하면서도 중국은 행사 말미에 평화를 옹호한다는 메시지를 빼놓지 않기도 했다. 이 같은 군사력 강화는 전쟁을 부추기는 서방 세력에 맞서기 위한 것이며 자국은 평화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리 트럭에 모아 실어놨던 비둘기 8만 마리를 행사장 하늘에 한꺼번에 풀고 곧이어 풍선 8만개도 공중에 날리는 것으로 열병식을 끝맺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