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한 소년이 받게 된 홈런볼을 중년 여성이 강탈해 가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9일 CNN,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경기 중 발생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해리슨 베이더 선수가 때린 홈런볼이 관중석으로 날아들었고, 이를 한 남성이 잡아 자신의 10세 아들에게 건넸다. 그러나 직후 한 중년 여성이 남성에게 다가가 공을 요구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여성이 “내가 먼저 잡았던 공”이라고 주장하자, 남성은 갈등을 피하고자 아들의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 여성에게 양보했다.
이 장면은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 됐고, 아이의 공을 빼앗아가는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은 아랑곳 않고 아이의 공을 빼앗아 갔다.
경기 이후 영상이 SNS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이에게서 공을 빼앗은 이 여성은 ‘아이에게 공을 빼앗은 몰지각한 어른’이라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네티즌들은 이 여성을 ‘필리스 캐런’이라 부르며 비난했다. 캐런은 미국에서 공공장소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특권의식을 드러내는 백인 중년 여성 등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 이름으로 통용된다.
네티즌들은 이 여성이 누군지 신상 털기에 나섰고, 뉴저지의 한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며 이 일로 해고됐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 여성이 이 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과도한 신상털기 등 이 여성이 거센 비난을 받자 아이의 아버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발 그 여성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행히 사건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필라델피아 구단은 경기가 끝난 후 아이를 라커룸에 초대해 홈런을 친 베이더의 친필 사인이 담긴 야구 배트를 선물했다.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도 아이에게 구단 굿즈와 공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