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당국의 대대적 단속 여파가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 전략을 흔들고 있다.
불법 고용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생산 체제를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와 로봇 도입을 서두르자는 분위기다.
인력 수급 불안이 심화될수록 인력 의존을 최소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전환 속도가 오히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인력 단속 강화로 단기적으로는 프로젝트 지연과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동화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정은 이미 자동화 수준이 높아진 상태로, 인력 의존도는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곳은 전동차 전용 스마트 생산기지로, 물류 자동화와 인공지능(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을 활용한다. 기존 조립 인력 중심 공정을 최소화하고, 로봇과 자동화 장비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개 ‘스팟’을 이미 차량 검사 등 HMGMA 일부 공정에 투입했고, 향후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주요 공정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자 문제 등 미국 내 인력 리스크가 커질수록 기업들은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보틱스와 AI 기반 시스템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미국 규제가 아이러니하게도 미래형 공장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